누구나 다 씹지 못해서 혈안이 된 1998년판 고지라


근데 나는 재밌게 봤더라 이거지. 꼬꼬마 시절에 뭐 미사일 고증이 어쨌니 저쨌니 하는 것보다도, 그냥 괴물 나와서 깽판 치고 때려 잡고 하는 맛이 있었다. 외려 클로버필드보다 재밌게 봤었다고.
그러니까
'이런 영화가 재밌었다고? 영화 보는 눈이 쳐 돌았구만'
이라고 속으로 생각하는 인간들에게는 내가 역으로 한마디 해 주고 싶다.
'그래 개새끼들아 존나 좋은 영화만 골라 쳐 보시다보니 눈까리 높아진 건 이해하는데, 그냥 영화 대충 재밌게 보는 사람도 좀 존중해라?'
뭐 하기는 고지라 덕후 내지는 괴수물 덕후에게는 별로였을지도? 이 사람들은 내가 조금 이해 못 하는 바가 없는 건 아닌데 왜냐면
역시 나는 누구나 욕을 해 대는 스파이더맨3도 재밌게 봤던 사람이지만, 마지막에 베놈을 그따위로 퇴장시키는 건 샘 레이미에 대한 생각을 좀 고쳐먹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충격적인 장면이었거든. 뭐 시리즈 더 안 만들 거면 금방 끝장 내야 하는 거야 이해해도, 그렇게 휙 하고 한 방에 나가 떨어져 주는 베놈을 극장에서 보는 건 기분이 참 그랬다. 괴수 광들에게 저 고지라도 그랬던 존재였을테지.
덧글
또, 확실히 샘 레이미 ver. 스파이더맨 베놈은 정말 보면서도 샘 레이미가
만들기 싫었는데 억지로 만든 티가 났던 것 같네요.
저도 어렸을 적 재밌게 본 영화고 뒤이어 나온 애니도 무자막으로 찾아봤을 정도였지만, 막상 일본 고지라를 찾아보니 왜 사람들이 분노하는 지 알 수 있겠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