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前프로게이머 근황에 관한 단상


요즘 회사가 좀 한가해서 간간히 유튜브로 전 후로게이머들의 방송을 보곤 한다. 주로 이성은 변형태 전태규 이 셋만.

셋 다 세월의 포풍을 피하지는 못했는데, 전태규랑 변형태는 살 좀 빼면 그래도 옛날 얼굴 나올 것 같고(변형태는 중국요리 좀 작작 먹어라), 이성은은 안경을 안 써서인가 외려 전성기 프로 시절보다는 인상이 많이 좋다만 혼자만 늙은 느낌이라... 전태규 옛날 사진 보는 영상 보노라면 나까지도 짠해진다니까. 나야 그 때나 지금이나 찐따지만서도.

현역 당시 인터뷰 하다가 벤츠 뽑은 거 자랑하듯 보여주면서 멋적어하던 이윤열도 BJ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 양반이야 지금 실력은 어쨌든 워낙 레전드니까 아프리카에서 대접은 좋은 듯 한데 비해서 저 셋은 약간 근근히 살아가는 느낌이라 좀 안타까운 느낌.

유튜버라든지 BJ라든지, 앞으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평생직업'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나마 스타2가 좆망해서 스타1으로 관심이 되돌아간 지금이니까 수요가 있고 시청자가 있는 건데, 그거라고 영원할까? 아마 리마스터 나오면서 관심 폭등할 때 열심히 영업 뛰지 않으면 더 나중엔 이름값만 들고 주요 컨텐츠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근데 그게 되겠나. 옛날에는 세계 최강을 놓고 싸우던 이들도 아재가 돼서 힘들어 하는데 새 게임으로 환승하기가 쉽겠냐고.

주식으로 대박 났다는 얘기가 도는 대인배 김준영이나 방송일 하는 홍진호를 제외하면 한 때 난다긴다 하던 전 프로게이머들의 가는 길이 그렇게 순탄한 것만은 아닌 게 안타깝다는 거지. 스타판 초기부터 봐 왔던 사람한테는 성학승이라는 이름도 귀에 익을텐데, 그 성부장님이 나이트 웨이터 한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탄식했던 적이 있다. 물론 성적이 별로라서 오래 가지 못한 인물이긴 한데, 나름 정겨운 인상이기도 하고 강도경 시절의 초창기 프로게이머기도 하고.

역시나 최근에 가장 충격이었다면 김캐리... 어차피 다 먹고 살자고 하는 거니까 하는 일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싫은 소리를 하는 건 옳지 않다고 보지만, 그래도 많은 팬들이 실망할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 나도 김태형을 꽤 좋아했고 엄전김 아니면 잘 안 챙겨봤고 했던 사람이니까. 실망스럽거나 화가 난다기보다는 좀 안타깝다. 셀레브리티까지는 아니어도, 케이블이어도 떳떳한 방송인이었고 팬도 많았거늘. 온게임넷에서 나는 캐리다 같은 것도 재밌게 했었는데 왜 지금까지 같이 못 했을까.

뭐 별풍이라도 몇만원어치 쏘고서 오지랖 넓은 소리 하라고 하면 나도 할 말은 없긴 한데, 요는 그냥 다들 잘 됐으면 좋겠다는 거다. 나는 그렇게 즐거운 청춘을 보내지 못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 시대에 가끔씩이나마 즐겁게 보고 열광할 만한 꺼리를 제공해 줬던 사람들에게 가진 애착은 나름 더 크다고도 할 수 있다. 지금도 내 앞가림도 힘겨워하는 내가 그들의 장래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할 자격은 없고, 다만 그들이 앞으로도 더 잘 되길 바라는 그 뿐이다.

뭐 하긴 전태규 마누라는 엄청 이쁘니까 내가 그 양반 걱정할 처지는 아니네.

덧글

  • 보더 2017/06/16 21:00 # 답글

    김캐리는 진짜.. 휴..
  • 나인테일 2017/06/16 21:43 # 답글

    RTS 게이머들은 요즘 보면 진짜....
    그런가 하면 FPS 게이머들은 갑자기 떼돈을 벌고 있더군요. 루나틱 하이가 저렇게 잘 나갈 줄 몇 년 전엔 누가 알았겠어요. (....)
  • ㅇㅇ 2017/06/28 12:38 # 삭제 답글

    형태는 잘 모르겠는데 이성은은 요즘 엄청 떠서 풍선 매출 월 3000은 될걸?? 물론 수수료 때고 세금때면 1500쯤 되겠네...
    아프리카에선 별론데 유튭 스타bj 1등이라 돈 좀 만지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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