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S60은 정말 미국보다 싸게 나왔는가?



어제 볼보 S60 국내 출시 발표회가 있었다.

글로벌 출시 1년이 거의 다 된 모델이라,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유튜브 따위로 정보는 다 알아봤을테니 스펙에 대한 얘기는 집어치우자.

화제가 된 것은 가격으로, 330i와 동급(250마력대 가솔린)이 시작가가 4700만원이라는 건 확실히 파격적이다.

하지만 언론에서 '미국보다 1천만원 싸다!!!!!!!!!' 라고 난리를 치는데, 그 정도까지인가? 하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5만 3천달러면 지금 환율로 6천400만원 꼴인데?


일단 330i를 언급한 만큼 도대체 미국이랑 한국이랑 가격차가 어느 정도 나는 걸까 하는 의문이 먼저 든다.

330i의 깡통 MSRP는 미국 공홈 기준 4만750달러로, 현재 환율을 적용했을 때 4천900만원. 옵션에서 큰 차이가 없는 국내 륵셔리 모델은 6000만원. 1100만원 정도의 갭이 생긴다.

참고로 현행 330i는 이전 세대에 비하면 판매량이 월 5~600대 수준으로 폭망했는데, 5시리즈가 잘 팔리고 있는 걸 보면 작년 유명했던 불차 논란 때문이 아닌 순수한 가격 정책 때문임을 유추할 수 있다.
가격대가 접근할 만했던 F바디 320i M팩은 할인을 받고 받으면 딱 4천만원에 살 수 있었으니까(재작년 내 친구가 실제 그렇게 삼), 옵션과 차 크기보다 빼찌가 더 중요한 사람한테는 그렌저 살 돈 조금 더 보태면 충분히 매력이 있는 가격대였다. 근데 현행 320i는 미국에서도 안 팔아요. 아예 안 만드는 모양.
간지나게 M팩까지 달아 사려면 330i M팩 외에 답이 없지만 6200만원. 무슨무슨 옵션(어라운드뷰, 레이저 헤드라이트 등)이라도 추가하면 순식간에 600만원이 +돼서 7천만원에 육박한다. 근데 할인은 거의 없어서, 잘 받으면 300만원 정도?

그 와중에 5시리즈는 800만원 정도 할인은 기본이라고 하니까, 여차하면 520i와 가격이 역전되는 사태까지 발생하는 거다. 출력? 250마력이 물론 매력적이긴 하지만 190마력 정도여도 어디든 갈 수 있음. 내가 타는 똥차는 150마력인데 이걸로 전국일주 못 할까봐서?
아무래도 가격에 문제가 좀 있다고 자기네들도 생각은 했는지 유예할부 프로그램이 꽤 괜찮은 이율로 나와 있었지만, 당장 찍히는 가격 자체가.... 벤츠는 할인 안 해도 '벤츠니까'하면서 사지만 BMW는 이미 할인의 대명사가 돼 있는 상황이라 할인 억제 정책을 펴고 있는 상황에선 당장 활로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중평이다.

조금 얘기가 샜는데, 4700만원짜리 볼보 T5 모멘텀은 미국 MSRP가 3만5천달러로(지역별 차이가 있는지, BMW와 달리 미국 공홈에도 가격 공개는 안 하고 있다) 1200원 환율로 4300만원선이니까 미국보다 400만원 정도 더 비싸다. 굉장히 좋은 가격인 건 분명한데, 엥? 좀 전에 미국보다 싸다고 하지 않았나?

아, 그래 모멘텀보다 상위인 인스크립션 트림 얘기였으니까... 근데 다시 보면

가장 싼 T5 모멘텀이 3만5천인데, 출력 같고 옵션만 다른 인스크립션이 5만3천이라고??????? BMW로 치면 M팩 하나 붙였더니 1만 8천달러가 뛰어오르는 격이다.

뭔가 잘못됐다 싶어서 Edmunds를 검색해 보니 T5 인스크립션은 4만2천달러. 가격차가 여전히 꽤 나긴 하지만 인스크립션 옵션은 정말 좋은 편이니 납득 가능. 현재 환율로 환산해도 5300만원 정도니까 MSRP 기준으로 미국과 똑같은 가격이다. 엄청나게 파격적인 정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가격 발표가 7월 1일이었는데, 아직 환율이 폭망하기 이전 1100원대였을 즈음 가격 확정이 된 것이니 국내 임원들도 속으로 아뿔싸 했을 듯. 거꾸로 생각해 보면, 1100원 대일 때 책정된 3시리즈 가격은 얼마나 미친 거냐.

참고로 고가 정책을 펴기로 유명한 혼다 코리아의 잘 나가는 모델인 어코드 하이브리드도 지금의 1200원 환율을 적용하면 미국 MSRP와 거의 차이가 없는 지경임.



이것이 Edmunds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가격인데, MSRP 기준으로 5만3천과 가장 근접한 차량은 무려 T8 플러그인하이브리드 R디자인 트림이다. 한마디로 폴스타 모델(우리는 못 삼 ㅋ) 제외하면 가장 비싼 축에 드는 트림 가격을 들이대놓고, 그보다 두 단계는 낮은 사양의 가격과 비교하면서 1천만원이나 싸다! 같은 신소리를 한 거.

이것이 기자의 착각인지, 볼보 측에서 의도적으로 내놓은 자료인지 모르겠지만, '미국이랑 가격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만 어필했어도 상당히 좋을 뻔했던 가격이 어느 틈엔가 뻥튀기... 아니 뭐라고 해야하지? 암튼 축소돼 버린 건 명백한 거짓이다.


ps. 가격은 V60 CC보다 3~400만원 가량 저렴하지만 실용적인 측면에서 보면 v60 쪽이 압도적으로 좋다. 울나라 사람들이 웨건을 싫어하면서도 SUV를 좋아하는 이중성이 있는데(짐차라기보단 장의차에 가까워보여서 그런 것 같다) 스탠스가 그 중간쯤인데다 XC60보다 저렴하면서도 트렁크 용량은 더 크고... 게다가 세단과 다르게 AWD!!! 달리기 성능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S60도 그렇게 막 달리는 차가 아니다. 애당초 국내에 들어온 트림은 모두 패들시프트조차 없으니. 뭐 V60은 전세계적으로도 없어서 못 파는 판국이니까. 전에 엔카에서는 웃돈을 얹고 파는 매물이 하나 있을 정도였는데, 팔렸는지 어쨌는지 지금은 안 보인다.


덧글

  • JakeBlues 2019/08/29 10:33 # 답글

    미국 가격은 세금 뺀 가격이니깐, 10% 부가가치세만 얹어도
  • 뇌빠는사람 2019/08/29 18:18 #

    언론 쪽은 보통 MSRP 기준으로 하죠. 울나라도 살 때 세금 없는 것도 아닌데 포함 안 돼 있고...
  • 342 2019/08/29 13:19 # 삭제 답글

    이거 메이드 인 차이나 자동차 잖아요... 이런걸 왜 사요.
  • 뇌빠는사람 2019/08/29 18:18 #

    메이드 인 USA인 거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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